강원도 평창에 위치한 오대산은 한국 불교의 중심지 중 하나로, 월정사와 상원사를 잇는 선재길은 그 자체로 하나의 수행 공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길은 스님들이 오가던 옛길을 복원한 트레킹 코스로, 누구나 편안하게 걸을 수 있도록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
선재길 개요
- 거리: 약 9km
- 소요 시간: 평균 3시간 내외 (걷는 속도에 따라 다름)
- 난이도: 쉬움 (완만한 오르막과 내리막, 평탄한 흙길)
- 출발지: 월정사 일주문
- 도착지: 상원사 탐방지원센터
선재길은 오대산 국립공원 내에 위치하며, 입장료는 없고 주차료만 차량당 5,000원이 부과됩니다. 계절에 따라 풍경이 달라지며, 특히 가을 단풍철에는 많은 탐방객이 찾습니다.
걷는 방향 추천: 월정사 → 상원사
많은 분들이 상원사에서 월정사 방향으로 하산하는 코스를 선택하지만, 명상처럼 걷고 싶다면 월정사에서 상원사로 오르는 방향을 추천드립니다. 이 방향은 오대천 계곡을 따라 천천히 오르며 숲의 깊이를 느낄 수 있고, 걷는 내내 마음이 차분해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주요 구간 소개
1. 월정사 전나무 숲길
- 선재길의 시작점이자 가장 유명한 구간입니다.
- 천년의 전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선 숲길은 그 자체로 힐링 공간입니다.
- 숲내음과 새소리, 계곡물 흐르는 소리가 어우러져 걷는 순간마다 마음이 정화됩니다.
2. 왕의 길
- 선재길의 마지막 구간으로, 상원사에 가까워질수록 고요함이 더해집니다.
- 이 길은 조선시대 왕들이 상원사에 행차할 때 사용하던 길로 알려져 있습니다.
- 완만한 오르막이 이어지며, 중간중간 벤치와 쉼터가 있어 잠시 앉아 사색하기 좋습니다.
3. 화전민 길
- 과거 화전민들이 오가던 길을 복원한 구간입니다.
- 숲이 깊어지고, 계곡과 바위, 나무들이 어우러진 풍경이 펼쳐집니다.
- 물에 비친 단풍과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가 명상적인 분위기를 더합니다.
걷기 팁
- 복장: 흙길과 계곡을 따라 걷기 때문에 트레킹화 또는 편한 운동화를 추천드립니다.
- 시간대: 오전 9시~10시 사이 출발하면 햇살과 숲의 조화를 가장 아름답게 느낄 수 있습니다.
- 간식: 중간에 쉴 수 있는 벤치가 있으므로 간단한 간식과 물을 챙기면 좋습니다.
- 교통: 월정사 주차장에 차량을 세우고, 상원사에서 진부행 버스를 타고 돌아오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단풍철에는 버스가 혼잡할 수 있으니 시간 여유를 두는 것이 좋습니다.
명상처럼 걷는 이유
선재길은 단순한 트레킹 코스가 아닙니다. 걷는 내내 자연의 소리에 집중하게 되고, 발걸음 하나하나에 마음이 머무르게 됩니다. 스마트폰을 꺼두고, 말없이 걷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정리되고, 복잡했던 생각들이 차분해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특히 혼자 걷거나 조용한 동행과 함께 걸을 경우, 숲의 고요함이 더욱 깊게 다가옵니다. 계곡 옆 바위에 앉아 물소리를 들으며 쉬는 시간은 그 어떤 명상보다도 깊은 울림을 줍니다.
폭염이 바람과 함께 사라진 곳…오대산 월정사 선재길 걸어보니|동아일보
폭염이 바람과 함께 사라진 곳…오대산 월정사 선재길 걸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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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별 풍경
- 봄: 연둣빛 신록과 맑은 계곡물
- 여름: 짙은 녹음과 시원한 그늘
- 가을: 붉은 단풍과 황금빛 숲길
- 겨울: 눈 덮인 고요한 숲과 얼어붙은 계곡
각 계절마다 다른 매력을 지닌 선재길은 한 번만 걷고 끝내기엔 아쉬운 길입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다시 찾고 싶은 길이기도 합니다.
오대산 선재길은 단순한 산책로가 아니라, 자연과 마음이 만나는 길입니다.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 이어지는 숲길을 걷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깊은 명상 상태에 들어가게 됩니다.
복잡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으시다면, 선재길을 천천히 걸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걷는 동안 자연이 주는 위로와 평온함이 마음을 가득 채워줄 것입니다.